오늘만먹고내일부터 오늘만먹고내일부터

지금 박스오피스 영화예매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열의 음악 앨범을 보고 왔다. 현재개봉영화순위 중 1위였던 변신을 제치고 올라온 영화여서 기대가 됐다.

유열의 음악 앨범은 1994년부터 2000년대까지의 두 남녀의 잔잔한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한 멜로 영화이다.

 

또한 정해인, 김고은 두 배우의 연인 케미를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1994년의 어느 날 빵집에서 일하던 미수(김고은) 앞에 현우(정해인)가 나타난다. 현우는 뜬금없이 빵집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두부를 찾았고 미수는 그런 현우가 당황스럽기만 하다. 며칠 후 현우는 미수가 일하는 빵집 아르바이트 생으로 고용되고 둘은 점점 가까워진다. 미수는 현우가 어떠한 사정으로 인해 소년원에 갔다 출소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순수한 현우에게 빠져들어간다. 하지만 현우의 소년원 동기들이 현우를 찾아온 날을 기점으로 현우는 어떠한 연락 없이 사라진다.

1994년 미수와 현우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1997년의 어느 날 미수와 현우는 지금은 운영을 그만둔 빵집 앞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어색하지만 간질거리는 설렘 속에서 현우는 미수의 자취방에서 하룻밤을 보낸다(정말 잠만 잔다). 그날 밤 미수는 말없이 사라진 그때의 현우의 사정과 진심을 듣고 두 사람은 심적으로 더 가까워진다. 바로 다음날 아침, 현우는 군대에 가게 되고 그런 현우에게 미수는 현우의 이메일을 만들어준다. 하지만 정작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것을 까먹어 두 사람의 연락은 다시 끊기게 된다.

2000년의 이른 아침 미수와 현우의 첫키스

 

 

2000년의 어느 날 미수는 혹시나 하는 간절한 마음에 3년간 꾸준히 메일을 보냈던 현우에게 드디어 답장을 받게 된다.

현우가 미수가 준 이메일의 비밀번호를 풀었던 것이었다. 3년 동안 서로를 애타게 찾았던 현우와 미수는 드디어 닿게 된다. 하지만 이번엔 가혹한 현실이 둘을 갈라놓는다. 미수는 자신의 꿈과 현실 상황 속에서 방황하고 현우 역시 일하던 헬스클럽의 사기 혐의에 휘말려 힘든 시기를 보낸다. 결국 둘은 서로가 서로에게 당당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때 다시 만나기로 기약하며 이별한다.

2000년 현우에게 처음으로 전화하는 미수

 

2005년의 어느 날 미수와 현우는 작업실에서 다시 우연히 만나게 된다. 서로가 운명임을 깨달은 둘은 뜨겁게 사랑하는 날들을 보낸다. 마냥 행복할 것 같은 두 사람 앞에 과거 현우의 상처가 발목을 잡는다. 과거에 벗어나지 못하는 현우가 마음 아픈 미수는 직접 현우를 도와주려 한다. 하지만 자신의 치부를 들켰다 생각한 현우는 미수의 도움을 강력히 거부하고 더 이상 감당하기 버거운 미수는 현우 곁을 떠나버린다. 기나긴 인연 속에서 끊임없이 엇갈리고 다시 만나는 그들의 결말을 결국 어떻게 될까?

2005년 현우의 자취방에서 꽁냥꽁냥하는 현우와 미수

 

일단 영화 자체는 정말 정말 잔잔하다. 자칫 잔잔하다 못해 지루할 수 있는데 중간중간 나오는 90년대 음악들이 분위기를 잘 전환시켜 준다. 영화 시대상이 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중반이다 보니 옛날 아날로그적 감성을 느낄 수 있다.

 

 

1. 사실 영화 내용 자체는 별거 없다.

 

두 남녀가 십몇년을 걸쳐 헤어졌다 만났다를 반복한다.

심지어 2005년 둘이 정식으로 사귀기 전까지는 그냥 빵집에서 몇 달 알바 같이 한 사이, 군대 가기 하루 전에 만나고 헤어짐, 연락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연락 끊김 등등 십몇년간 세기의 사랑을 한 것 치고 왜 그렇게 까지 하는지에 대한 납득이 잘 안 간다. 한마디로 두 사람의 감정이 그렇게 까지 깊어지는 계기가 없다는 뜻이다. 언뜻보면 두사람의 인연은 길어 보이지만 깊이는 얕다 못해 그 흔한 같은 반 동창보다도 못해 보였다. 그냥 서로를 그리워하고 좋아하니까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그런가 보다 하게 된다. 멜로 영화에서는 남녀 둘 사이의 서사가 굉장히 중요한데 이 영화는 계속 엇갈리는 게 안타깝고 답답하기만 하지 왜 둘이 서로를 그렇게 까지 좋아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아쉬웠다. 그나마 9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분위기와 음악, 그리고 아름다운 영상미 덕분에 스토리와 감정선의 부실함을 커버해줘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가 될 수 있었다.

 

 

 

2. 배우들의 연기는 무난해서 괜찮았다.

영화 자체가 대단한 연기력을 요구하지 않는 스토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고은, 정해인 특유의 싱그럽고 산뜻한 연기는 잘 표현됐던 것 같다. 특히 김고은의 연기가 좋았다.

 

+ 벗..... 정해인의 고등학생 연기는 이제 좀 힘들어 보였다 ㅋㅋㅋㅋ ㅜㅜㅜㅜㅜㅜ 아니 고등학생이라면서요 ㅜㅜ 최소 20대 후반 직장인처럼 보이거든요ㅜㅜㅜㅜ 이때 집중이 좀 깨졌다 ㅋㅋㅋㅋㅋ

 

3.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잔잔한 영화이다.

 

여러 단점이 당연히 존재하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영화관에서 보기를 추천한다. 자극적이고 MSG 팍팍 넣은 요즘 영화들에 지쳤다면 이 영화는 방영하는 2시간 내내 정말 편한 마음으로 힐링하기 좋은 영화이다. 스토리가 조금 답답하긴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음악, 영상미로 따지자면 꽤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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